
전남매일 2019년 07월 29일(월) 18:23
"자기성찰을 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매일 보람찼고 너무 행복했다. 무엇이 나에게 소중한 지, 내 삶 자체에 감사함을 알게 되었다. 모든 것을 가지면 행복해질까? 라는 삶의 의문점이 풀렸고, 눈에 안 보이고 느껴지지 않는 시간의 소중함에 대해서도 느꼈다. 정말 이 경험들을... 평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더 성실히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광주시는 작년부터 체험활동의 기회가 적은 학교 밖 청소년을 대상으로 해외봉사활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도 지난 7월에 7박 10일간의 일정으로 인도네시아 메단시에서 봉사활동과 정글체험, 자연체험, 문화체험을 실시했다. 이번 활동의 참여자는 법원의 수강명령을 받은 친구, 학교폭력으로 학교를 그만두고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에서 배움을 이어가는 친구, 자신이 하고 싶은 공부를 위해 대안학교를 다니고 있는 친구, 학교밖청소년작업장에서 자신의 진로를 개척하는 친구,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자립의 의지를 키워나가는 친구들이 참여했다.
한 친구는 서류전형과 면접을 거쳐 최종 합격하고도 법원의 선고가 늦어지는 바람에 여권을 만들지 못했다. 그 친구는 우리 직원들보다 더 일찍 센터에 나와 나랑 항상 인사를 나누고 공부를 하는 친구였다. 비록 재판을 앞두고 있었지만 워낙 성실하게 생활하는 친구였기에 함께 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함께 하지 못해 안타까운 친구도 있었다.
7박 10일간 뜻깊은 해외봉사
사전교육 때도 늦잠을 자느라 교육시간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친구들, 심리검사를 했는데 우울 불안과 충동성이 높은 친구들도 있었다. 과연 제대로 출발은 할 수 있을지, 현지에서 별일은 없어야 할 텐데 하면서 많은 걱정이 앞서기도 했다. 우리 청소년이 방문한 곳은 인도네시아 메단시의 빈민가인 시말링까르 지역인데, 사전교육 때 참가자들에게 그 친구들을 위해 기부물품도 준비해 줄 것을 부탁했다.
메단 쿠알라나무공항 마지막 세관 검사에서 짐 때문에 우리는 통과하지 못했다. 사전교육 때 알로에베라 수딩젤이 현지에서 인기가 많으니 그런 선물을 하면 좋겠다고 했는데 서로서로 너무 많이 수딩젤을 많이 챙겼던 모양이다. 그 양이 너무 많아 장사하러 왔다고 우리를 잡았다고 한다. 이번 프로그램에 대한 안내자료와 설명은 물론 메단시청 직원이 와서 자초지종을 설명을 하고 나중에 공문으로 이에 대한 해명자료를 주는 것으로 해서 일단락됐다. 또 가족들과 주변 지인들의 도움을 받아 준비한 초코파이와 노트, 볼펜, 마스크팩, 비누, 치약, 칫솔 등의 생활용품 등 우리 친구들의 정이 가득 담긴 선물이 그득한 것을 보고 정말 마음이 따뜻한 친구들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봉사활동으로는 현지의 어려운 가정을 방문하여 농사일 돕기, 향신료 열매 까기, 돼지 목욕시키기와 우리 치우기, 재활용품 분리수거, 빨래 돕기 등을 했다. 꼴베공부방의 친구들을 위해 부서진 책상과 의자를 수리하고 페인트칠을 하고 어린이 놀이터 조성을 위한 활동들을 했다. 또 인도네시아 청소년과 노래와 댄스 등의 조별 미션활동 공연을 준비해 발표했다. 사전교육 때 준비한 태권무와 K-pop 댄스, 플루트, 중창, 합창, 리코더 합주 등의 공연을 선사해 환호를 받았다.
한 친구는"학교 밖 청소년은 봉사를 접할 기회도 적고, 해외 봉사라면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직접 가보고 체험해보니 그 사실이 부끄러워질 정도로 얻은 것이 많았다. 누군가를 돕는다는 데에서 나오는 순수한 뿌듯함이나, 어색할 수밖에 없는 타국인과의 즐거운 교류, 세상을 보는 눈이 넓어지는 것, 좀 더 구체적인 목표가 생긴 것들. 돈을 주고서라도 살 수 없는 기회를 잡은 것, 그리고 그 기회를 제공해준 것에도 감사하고, 이러한 활동을 훌륭히 수행 한 나에게도 무한한 감사를 보내고 싶다. 여기서 배운 것들을 잊지 않고 나의 삶에 녹여내어 활용하고 싶다."라고 했다. 또 한 친구는 봉사활동을 하면서 많이 힘들고 지쳤지만 헤어질 때 공부방 아이들이 줄지어 우리 손을 이마에 가져다 대고 인도네시아어로 감사하다는 말을 해줬는데 뭉클했고, 한 명도 빠짐없이 다 해주는 모습을 보고 감동받았다고 했다.
자기성찰 하는 감사한 시간
바딱족과 함께 한 문화교류의 밤은 더더욱 잊을 수 없다. 그렇게 나서기 싫어한 우리 친구들이 뛰쳐나가 태권무도 선보이고, 노래를 하고 춤을 추고, 현지 원주민들과 펭귄댄스, 치킨댄스 등을 함께 추면서 온전히 자신을 드러냈다. 모든 프로그램들이 우리 친구들이 준비하고 우리 친구들을 위한 프로그램이어서 우리 친구들이 주체였다. 스스로 준비하고 발표하면서 자신감을 가지고 자존감을 높이는 시간이 되었다. 이 활동을 위해 도와주신 광주시, 인도네시아 메단시 그리고 함께 한 친구들 너무 고맙습니다. 뜨리마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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