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세평> 청소년기 외모와 미용복지서비스 황수주 북구청소년상담복지·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장 청소년 외모 문제 정신건강 영향 미용·심리상담 접근 활성화할때 |
봄이는 불안·공황장애로 고1 때 자퇴했다. 또래에 비해 작은 키에 아주 마른 체격으로 "나는 세상에 필요 없는 사람인 것 같고, 아무것도 하기 싫다", "이 몸뚱아리로 뭘할 수 있겠냐"며 자신을 비하했다. 이런 상태에서 사람들이 많은 장소에 가는 것에 대한 극도의 두려움을 느꼈다.
중학교 3학년인 여름이는 조부모와 함께 살고 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간섭이 많은 조부를 향해 분노와 폭언을 쏟아내고, 심지어 죽이고 싶다는 충동까지 느꼈다. 졸업사진을 찍고 싶지 않아 졸업사진 촬영 날 무단 결석했다. 여름이는 보통 키에 다소 뚱뚱한 체형과 여드름으로 외모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었다.
가을이는 상담을 받을 때 항상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렸다. 이유를 묻자, "남자애들이 못생겼다고 뒷담화를 해서요"라고 답했다. 몇 차례 상담을 통해 가을이는 서서히 모자를 벗기 시작했고, 평범한 얼굴의 소유자임을 알게 되었다. 이후 자신감을 높이기 위해 자신의 장점을 발견하고 이를 돋보일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찾기 시작했다.
겨울이는 고등학교 1학년 남학생으로, 눈이 작고 날카로운 외모 때문에 초등학교 때부터 놀림을 당했다. "모든 사람이 저를 싫어한다는 환청이 들려요"라고 말하며 외모에 대한 걱정과 집착으로 성적이 떨어지고, 낮은 자존감과 우울증을 경험했다. 작은 외모적 결점을 과도하게 확대하는 왜곡된 신념이 문제의 원인이었다.
이런 청소년들의 사례는 외모 문제가 자아존중감과 정신건강에 얼마나 깊은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준다. 부모도 이를 간과하기 쉽다. 필자의 아들은 고등학교 1학년 때 여드름으로 고민했지만, 부모로서 이를 청소년기의 통과의례로 치부했다. 하지만 어느 날 아들이 여드름으로 울며 속상해하는 모습을 보고서야 문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이후 피부관리와 체계적인 자기관리를 통해 외모가 개선되었고, 그 과정에서 자신감과 자존감이 크게 향상되었다.
최근 청소년들은 방송이나 SNS를 통해 완벽해 보이는 타인의 모습을 접하며 외모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청소년기의 외모 문제는 외모지상주의, 부모와 자녀 간 갈등, 교우관계의 문제, 학교생활 부적응 등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외모에 대한 놀림은 청소년들의 자존감을 떨어뜨리고 학교폭력의 피해자와 가해자 양쪽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우울증, 불안, 자해, 심지어 자살 시도까지 초래할 수 있다. 외모에 대한 부정적 신체상은 청소년 문제의 중요한 기저요인 중 하나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용과 상담을 접목한 통합 서비스 모델을 제안한다. 미용은 수십 분에서 몇 시간 내로 외적인 변화를 제공하며, 이를 통해 자신감을 단기간에 높일 수 있다. 여기에 심리 상담을 병행한다면 내면의 문제를 해결하며 청소년들이 긍정적인 자아상을 형성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찾아가는 상담 서비스와 미용복지 서비스를 결합한 새로운 접근은 청소년의 심리적, 정서적 건강 증진뿐 아니라 자아존중감과 사회적 연결성을 강화할 효과적인 방법이 될 것이다. 예컨대 피부관리, 헤어관리, 네일아트, 이미지 스타일링 등은 청소년들에게 건강하고 긍정적인 자기 표현의 방법을 제공하여 자아존중감과 대인관계 형성을 돕는다.
외모 문제는 단순한 외형적 변화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청소년들에게 심리적 안정감과 긍정적 자아 인식을 형성하는 중요한 요소다. 자신을 돌보고 가꾸는 과정을 통해 청소년들은 자신의 삶에 긍정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미용복지 서비스는 단순히 외모를 변화시키는 것을 넘어, 다양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온다. 자신감 있는 외모를 통해 스스로를 더욱 사랑하고 존중하게 되어 자존감을 향상한다. 긍정적인 인상을 주어 또래 관계 형성에 도움이 되어 사회성을 향상시킨다. 스트레스 해소와 심리적 안정감을 얻을 수 있고, 미용 분야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진로 선택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이제는 청소년들이 외모 문제를 극복하고, 자신을 긍정적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미용복지 서비스와 심리 상담이 함께하는 통합적 접근법을 활성화할 때다. 이것이 청소년들에게 자신감과 희망을 심어주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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